취업 준비나 학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막히는 순간은 바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깨달음이다. 주변 친구들은 벌써 자격증을 따고 인턴을 지원하는 것 같은데, 나만 이리저리 흔들리는 기분이 들면 조급함부터 몰려온다. 나 역시 대학교 3학년 때까지 내가 무슨 일에 적성이 맞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해 밤마다 취업 커뮤니티를 전전했던 기억이 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흥미와 강점은 책상에 앉아서 골몰한다고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 직접 부딪히고 기록하는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흥미'와 '강점'을 혼동한다. 흥미는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취미나 관심사에 가깝고, 강점은 남들보다 비교적 쉽게 해내거나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영화 평론가나 영화 마케팅 직무가 무조건 내 적성에 맞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영화를 볼 때 어떤 부분에 시선이 꽂히는지, 즉 기획 의도를 분석하는 데 흥미를 느끼는지, 아니면 시각적인 완성도를 따져보는 데 집중하는지 그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나만의 강점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경험 분해 노트'를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몰입했거나 성취감을 느꼈던 경험 3가지를 적어보자. 학업 발표일 수도 있고, 동아리 행사 기획일 수도 있으며, 아르바이트에서 컴플레인을 원만하게 해결했던 기억도 좋다. 그 경험 속에서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떤 행동을 할 때 에너지를 얻었는지 분석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별 과제를 할 때 자료조사를 주도적으로 파고드는 게 즐거웠다면 분석형 인재에 가까울 것이고, 흩어진 팀원들의 의견을 조율해 하나의 결과물로 엮어내는 과정이 뿌듯했다면 커뮤니케이션이나 기획 직무에 강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타인의 기준이나 연봉, 사회적 체면을 기준으로 내 흥미를 재단하면 안 된다. "이 직업은 전망이 좋다더라" 하는 말에 휩쓸려 시작하면, 막상 실무에 부딪혔을 때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완벽한 직업이나 완벽한 진로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의 나에게 조금 더 어울리고 지속 가능하게 버틸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오늘 당장 노트를 꺼내 지난 1년 동안 내가 가장 즐겁게 처리했던 일 3가지를 적어보자. 그리고 그 일에서 내가 발휘한 작은 능력들을 한 줄씩 적어 내려가는 것부터가 진짜 진로 탐색의 시작이다.

  •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몰입감'과 '에너지의 방향'이다.

  • 생각만 하기보다 과거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분해하여 기록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 타인의 시선이나 연봉 기준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전공과 적성이 맞지 않을 때 선택하는 휴학, 복전, 전과의 현실적인 비교와 판단 기준'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